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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4:1-2 묵상, 성전이 무너질 것이다

bibletopics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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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질 때 드러나는 것

사랑하는 여러분, 고난주간의 길을 함께 걷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예루살렘 성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화려하고 웅장하며, 눈부시게 빛나던 그 성전은 유대인들에게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었고, 율법의 중심이었으며, 신앙의 정체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 마태복음 24장 1절과 2절에서 예수님은 놀라운 선언을 하십니다. 바로 그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짧은 장면은 그 자체로 충격적인 예언일 뿐만 아니라, 고난주간 전체를 꿰뚫는 구속사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무엇이 무너져야 참된 것이 드러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화려한 건축물, 가려진 본질 (마 24:1)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와서 가실 때에 제자들이 성전 건물들을 가리켜 보이려고 나아오니"(마 24:1). 제자들은 감탄하고 있습니다. 성전의 위엄과 장엄함, 아름답게 다듬어진 돌들과 황금으로 덮인 장식들, 아마 그들에게 그것은 경건함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은 그 장면 앞에서 단 한마디도 감탄하지 않으십니다. 왜일까요? 주님은 외형이 아니라 본질을 보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겉은 눈부셨지만, 그 안은 이미 하나님의 임재가 떠난 지 오래였습니다. 주님은 성전에서 장사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그곳을 '강도의 소굴'이라 하셨습니다. 제물은 있었지만 마음은 없었고, 형식은 있었지만 진실은 없었습니다.

고난주간의 이 시점에서 이 말씀은 우리 신앙의 외형과 내면을 동시에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우리는 화려한 신앙의 외벽을 쌓으며 안심하고 있지만, 혹시 그 안은 텅 비어 있는 건 아닐까요? 주님은 성전에서 나오셨습니다. 그 자리를 떠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떠나신 신앙은 아무리 정결해 보여도, 아무리 웅장해 보여도 이미 폐허와 같습니다.

돌 하나도 남지 아니하리라 (마 24:2)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마 24:2)

사랑하는 여러분, 이 말씀은 단순한 건축물 붕괴 예언이 아닙니다. 이것은 시대의 전환, 율법에서 복음으로, 그림자에서 실체로, 형식에서 본질로 나아가는 구속사의 선언입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향해 가시며, 이제 더 이상 건물 안에 갇히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계신 것입니다.

돌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말씀은 철저한 해체를 의미합니다. 뿌리부터 흔들고, 완전히 무너진 자리에 새로운 것을 세우시겠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심판이자 동시에 재창조의 선포입니다. 주님은 낡은 질서를 허무시고, 당신 자신의 몸을 새로운 성전으로 세우시려는 것입니다. 부서져야만 드러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무너져야만 새로워질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고난주간은 그 무너짐의 시간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찢기고, 제자들의 확신이 흔들리며, 성전의 장막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지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무너짐 속에서, 하나님은 새롭게 시작하고 계셨습니다. 십자가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무너짐은 절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이 다시 일하시는 공간입니다.

진정한 성전, 그분의 몸 (구속사의 연결)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전은 곧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부활 후에야 그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를 잇는 유일한 제단이며, 피 흘림으로 우리 죄를 속하신 완전한 제사장이며, 이제는 우리 안에 거하시는 살아 계신 성전이십니다.

고난주간은 우리를 이 성전 앞에 세웁니다. 우리는 돌로 쌓은 신앙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상한 몸을 의지해야 합니다. 진정한 예배는 정결한 건물이 아니라, 주님의 피로 말미암아 열려진 지성소 안에서 드려지는 마음의 예배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무너진 마음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성전 삼겠다."

무너짐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영적 적용)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인생에도 무너짐은 찾아옵니다. 계획이 무너지고, 관계가 무너지고, 자신감이 무너지고, 때로는 믿음마저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너짐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무너뜨리겠다고 하셨지만, 그 말씀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흘 만에 다시 세우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무너뜨리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 동시에 다시 세우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파괴자가 아니라, 창조자이십니다.

고난주간은 무너짐의 자리에서 다시 복음을 붙드는 시간입니다. 십자가는 실패의 상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정점이며, 새 생명의 시작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떤 돌들이 쌓여 있습니까? 그 돌들이 하나님 없이 스스로를 높이려는 바벨탑은 아닌가요? 주님은 지금도 묻고 계십니다. “그 돌 위에 내가 있는가?”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무너짐의 예언 앞에 섰습니다.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는 이 말씀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우리 신앙의 토대를 점검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무너짐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무너짐 가운데서 일하시며, 새로운 질서를 준비하십니다. 외형은 무너질 수 있지만, 본질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형식은 사라질 수 있지만, 주님의 사랑은 영원합니다.

이 고난주간에 우리는 무너진 자리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분의 몸, 그분의 십자가, 그분의 부활. 그것이 우리가 다시 세워질 수 있는 유일한 토대입니다.

주님께 이렇게 고백합시다. "주님, 무너뜨리소서. 제가 쌓아올린 허상을. 그리고 주님의 손으로 다시 세워주소서. 주님의 몸으로, 주님의 피로,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여러분, 무너질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본심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이며, 성령의 거하실 진짜 집입니다. 이 고난주간, 주님께서 무너뜨리시고, 다시 세우시는 은혜를 함께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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