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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4:3-14 성전이 무너질 것이다

bibletopics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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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아니하리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고난주간입니다. 우리는 이 특별한 한 주간 동안,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는 순례자들입니다. 이 길은 환호와 저주의 길이며, 생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골짜기입니다. 오늘 본문, 마태복음 24장 3절부터 14절까지의 말씀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앞에 두시고 제자들에게 남기신 마지막 가르침 중 일부입니다. 겉보기엔 종말의 예언 같지만, 그 안에는 십자가를 향한 예수님의 무거운 심령과 그 길을 따르는 이들을 향한 깊은 연민이 숨어 있습니다.

격변의 서막(마 24:3)

감람산에 홀로 앉으신 예수님, 그분의 시선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있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대리석과 황금의 건축물, 그러나 예수님께선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마 24:2) 말씀하셨습니다. 이 충격적인 예언은 제자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들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또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사오리이까?"(마 24:3)

여기서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제자들은 단순한 종말의 시점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임하심, 즉 메시아의 권세와 통치의 완성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질문에 대답하시되, 고난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십니다.

미혹과 환난의 도래(마 24:4-8)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마 24:4) 예수님의 첫 마디는 경고입니다. 종말의 때, 또는 고난의 때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은 파괴가 아니라 미혹입니다. 미혹은 부드럽고, 친근하며, 때로는 경건한 얼굴을 하고 다가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을 들고 와서 자신이 그리스도라 하며 많은 사람을 미혹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마 24:5).

그 미혹의 실체는 진리로 포장된 거짓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없는 복음, 고난 없는 영광을 설파하는 자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고난주간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겨야 합니다. 이 주간은 오로지 영광을 향한 길이 아니라, 반드시 십자가를 지나야만 하는 순례의 길입니다. 전쟁과 기근, 지진이 이어지지만,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마 24:8) 하셨습니다. 고통의 전조가 닥칠 때,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끝으로 보지 않고 시작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무너지는 사랑과 끝까지 견디는 믿음(마 24:9-13)

이제 예수님은 보다 직접적으로 제자들의 운명을 말씀하십니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마 24:9) 제자들은 단지 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듣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고, 배척당하며, 심지어 형제가 형제를, 이웃이 이웃을 고발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슬픈 말씀이 있습니다.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 24:12) 사랑이 식어지는 시대, 그것은 곧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잃어버리는 시대입니다. 고난주간은 이 식어가는 사랑의 심지를 다시 피워 올리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도 차갑게 식어버릴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 24:13)

고난을 견딘다는 것은 단지 버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믿음을 품고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것이며, 억울함 속에서도 원수를 품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예수님은 그 길을 외면하지 않으셨고, 우리도 그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증언으로서의 복음(마 24:14)

그리고 마지막, 고난의 시간 속에서 예수님은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십니다.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 24:14)

이 말씀은 단지 전도의 과업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증언되기 위하여"라는 말에 주목하십시오. 복음은 단지 말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피로, 고난을 통해 증언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바로 그 증언의 결정체입니다. 그분은 말로만 사랑을 외치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찢어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복음은 증언이어야 합니다. 이 고난주간, 우리도 그 증언의 자리에 서야 합니다. 세상이 차가울수록, 우리는 더욱 뜨겁게 십자가를 붙들어야 합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감람산에서의 이 말씀은 단지 예언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심장이 쏟아진 피 묻은 경고이며, 동시에 길 잃은 자들을 향한 깊은 애통입니다. 이 고난주간에 우리가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한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의 회상이 아니라, 그 고난의 이유와 방향을 삶으로 살아낸다는 뜻입니다.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게 될 날이 옵니다. 그러나 그 무너짐 위에 주님은 새로운 성전을 세우십니다. 바로 그분의 몸, 교회, 그리고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간, 우리 안의 미혹을 떨쳐내고, 사랑을 다시 불태우며, 끝까지 견디는 믿음을 품고, 복음의 증인으로 서기를 소망합니다.

십자가를 통과한 부활의 영광이 반드시 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십자가에 함께 못 박혀야 합니다.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이 한 주간,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와 함께 걸으며, 그분의 심장을 닮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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