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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칠언 묵상 6) 다 이루었다

bibletopics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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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었다

요한복음 19장 30절의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여섯 번째 말씀입니다. 이 짧은 한 마디 속에는 인류 구원의 완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모두 성취하셨음을 선포하는 승리의 선언이며, 구속사 전체의 완결을 알리는 영적 절정의 고백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십자가가 패배가 아닌 완전한 승리의 자리가 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경 전체를 꿰뚫는 구속사의 완성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단순한 죽음의 직전 고백이 아닙니다. 이는 창세기에서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십자가에서 완전히 성취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후, 인류는 하나님과 단절된 상태에서 살게 되었고, 하나님은 인류를 다시 회복하시기 위한 구원의 약속을 여러 선지자와 사건들을 통해 예고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 성막과 제사 제도, 선지자들의 예언, 그리고 율법의 요구까지,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기 위한 하나님의 그림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요한복음 4장에서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고 하셨고, 요한복음 17장에서는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였사오니"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고 외치심으로, 그 모든 순종의 여정이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이는 단지 고난을 다 견뎌냈다는 뜻이 아니라, 죄로 인해 끊어진 하나님과 인류 사이의 다리가 다시 놓였다는 선언입니다.

 

이 말씀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죄의 문제를 예수님께서 온전히 감당하셨다는 선포입니다. 구약에서 계속 반복되던 제사와 속죄의 한계, 인간의 의로는 도달할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몸과 피로 단번에 완전한 속죄를 이루셨습니다. 이는 히브리서 10장에서 말하는 "그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하게 하셨느니라"는 말씀이 성취된 장면이기도 합니다.

헬라어 "테텔레스타이"의 신학적 깊이

"다 이루었다"는 이 말씀의 헬라어 원어는 "테텔레스타이(tetelestai)"입니다. 이는 고대 문서나 상업 문서에서 자주 사용되던 표현으로, "완불됨", "계약의 완성", "임무 완료"를 뜻하는 법적, 상업적, 그리고 종교적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고대 시장에서는 빚이 모두 갚아졌을 때 "테텔레스타이"라고 도장을 찍었고, 군대에서는 사명을 다했을 때 이 단어로 보고하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십자가 위에서 하셨다는 것은, 죄로 인해 하나님께 지고 있던 모든 빚이 완전히 탕감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지 사랑의 표시가 아니라, 법적 의미를 갖는 완전한 속죄였습니다. 율법의 요구가 완전히 충족되었고, 죄에 대한 심판이 완전히 집행되었으며, 하나님의 공의가 만족되었고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났습니다.

예수님의 이 외침은 패배가 아니라 완성의 외침이며, 절망이 아니라 성취의 선포입니다. 고통과 조롱 속에서도 예수님은 스스로의 사명을 인식하시고, 자신이 구속사 중심에 서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마지막까지 침묵하지 않으시고, 세상을 향해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다 이루었다." 이는 예수님께서 자신이 하신 사역의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고 계셨음을 보여주는 위대한 신앙의 고백입니다.

완성된 은혜, 우리를 향한 승리의 외침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앞에서 완전한 순종을 이루셨다는 선언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향한 은혜의 외침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이루신 구속은 부분적이거나 조건부가 아니라, 전적인 은혜요 완전한 구원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셨고, 우리가 짊어져야 할 형벌을 대신 감당하셨으며, 하나님의 진노 아래 우리가 설 자리를 자신이 감당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행위로 구원을 얻으려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이 완성된 복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장 8절은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씀합니다. "다 이루었다"는 외침은 곧 하나님의 선물이 우리에게 열렸다는 소식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인류에게 복음의 문을 열어주셨고, 교회의 시대를 시작하셨으며, 새 언약의 완성을 선포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동시에 성도의 삶의 기준이 됩니다. 우리는 이미 이루어진 구속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 이루었다"의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야 합니다.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넘어져도 절망하지 않으며, 죄책감 속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주님께서 이미 모든 것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은 또한 우리의 사명과 소명을 되새기게 합니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삶의 자리, 사역의 현장, 사랑해야 할 관계 속에서 때로는 지치고 낙심할 수 있지만, 예수님의 "다 이루었다"는 고백은 우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서 감당하는 모든 일은 이미 승리로 가는 길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결론

요한복음 19장 30절의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단지 죽음을 앞둔 한 사람의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류를 향해 준비하신 구원의 계획이 십자가 위에서 완성되었음을 선포하는 거룩한 선언입니다. 이 말씀 안에는 예언의 성취, 율법의 만족,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그리고 우리를 향한 극진한 구속의 은혜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고난주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다시금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합니다. 나는 정말 예수님이 다 이루셨다는 이 사실을 믿고 있는가? 아직도 내 공로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며 무겁게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그 말씀을 믿는 자는 자유함을 얻고,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으며, 그 은혜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그 완성된 복음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아직도 완전하지 않은 이 세상 속에서, 이미 이루신 주님의 구속을 붙들고, 남은 여정도 믿음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주님이 다 이루셨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감사하며 살 수 있고,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외쳐야 합니다. "다 이루었다." 그리고 그 은혜 속에 거하며,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따라 충성스럽게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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