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 13:31-32 묵상, 겨자씨의 역설, 하나님 나라의 불가해한 확장

bibletopics 2025. 4. 6.
반응형

겨자씨의 역설, 하나님 나라의 불가해한 확장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이 땅에 임하는 것일까요? 강한 군대와 정치적 힘으로? 아니면 거대한 종교적 시스템과 문화의 확장으로?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겨자씨의 비유는 그 모든 상식을 뒤흔드는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13장 31절과 32절, 단 두 절이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과 역사적 궤적, 그리고 구속사의 핵심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은 겨자씨 한 알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십니다. 가장 작고, 미미하고, 보잘것없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하나님의 놀라운 확장. 오늘 우리는 이 비유 속에 담긴 구원의 신비를 함께 탐색하고자 합니다.

가장 작은 씨앗(마 13:31)

예수님은 또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마 13:31) 여기서 '겨자씨'는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재배되던 식물 중 가장 작은 씨앗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헬라어 '코코스 시나페오스(kokkos sinapeos)'는 직역하면 '겨자 나무의 알갱이'라는 의미입니다. 지름이 1mm도 되지 않는 이 작은 알갱이를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에 비유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크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의 본질이 세상의 기준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사람들은 위대하고 강력한 것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방식은 언제나 작고,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도 그렇습니다. 한 시골 청년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고, 몇몇 제자들과 함께 시작한 그 사역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에게조차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겨자씨 같은 복음의 시작은 지금 전 세계 수억의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언제나 그렇게 작고 미미한 씨앗에서 시작됩니다.

자라 큰 나무가 되며(마 13:32 상)

예수님은 이어 말씀하십니다.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마 13:32) 겨자씨는 자라면 2~3미터, 때로는 4미터까지 자라는 관목입니다. 예수님은 겨자씨가 '나무'가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나무'는 헬라어로 '덴드론(dendron)'이며, 단지 식물학적 용어가 아니라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 나라와 관련된 상징으로 자주 사용되는 이미지입니다.

에스겔서 17장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회복이 큰 나무의 이미지로 등장합니다. 다니엘서에서도 거대한 나무는 열방이 의지하는 하나님 나라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겨자씨를 단순히 식물학적 설명으로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이미지 전체를 끌어와 하나님 나라의 확장성과 초월성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가장 작은 씨가 자라 큰 나무가 되었다는 것은 역설입니다. 복음은 처음에는 보이지도 않고 중요하지 않게 여겨졌지만, 그 복음은 자라고 자라 결국 온 인류의 생명을 품는 구속의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 나무는 세상의 권세보다 크고, 어떤 제국보다 오래 남습니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들이며(마 13:32 하)

예수님은 그 나무에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표현 역시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닙니다. 구약에서 '공중의 새들'은 때로는 열방, 즉 이방 민족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겔 17:23, 단 4:12 참조)

즉,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처음엔 유대 땅의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시작되지만, 그것이 자라고 나면 온 세계의 사람들이 그 그늘에 깃들이게 될 것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실제로 그 예언은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이방 교회들의 확장, 복음의 세계화로 지금까지도 성취되고 있습니다.

공중의 새들이 깃든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안전한 피난처, 은혜의 거처가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생의 피난처는 그 나무, 그분의 통치 아래에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 나라의 그늘 아래 깃들고 계십니까? 그 분의 은혜가 여러분의 쉼이 되고 있습니까?

천국은 은밀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자랍니다(마 13:31-32)

이 비유 전체에서 예수님이 강조하시는 메시지는 단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은밀하게 자라나지만, 반드시 자라고야 만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즉각적인 결과를 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며 열매 맺는 그 과정을 통해 그의 나라를 확장하십니다.

겨자씨가 자라는 시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땅속에서는 생명의 운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올라옵니다. 하나님의 나라도 그렇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 없는 사람들을 통해, 작고 평범한 일상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는 지금도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의 기도가 아무 결과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복음을 전해도 열매가 보이지 않고, 말씀대로 살아가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겨자씨의 비유는 우리에게 확실하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반드시 자라납니다. 왜냐하면 그 씨는 하나님의 씨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마음에 새기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작고 보잘것없는 시작일지라도, 반드시 자라고 열매 맺는 생명의 역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겨자씨처럼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라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부활하심으로 생명의 나무가 되셨고, 지금도 그 가지 아래 수많은 영혼들이 쉼을 얻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지금은 작고 연약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있다면 반드시 자라납니다. 여러분의 기도, 여러분의 섬김, 여러분의 눈물과 인내가 지금은 땅속에 묻힌 겨자씨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그것을 자라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낙심하지 마십시오. 속도를 재지 마십시오. 오직 하나님의 씨가 여러분 안에 심겨졌는지를 확인하십시오. 그리고 그 씨를 말씀으로, 기도로, 순종으로 물 주며 가꾸십시오. 하나님은 반드시 그 겨자씨를 나무가 되게 하시고, 열방이 깃들이는 은혜의 그늘로 세우실 것입니다. 아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