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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13:1-9 묵상, 씨뿌리는 비유

bibletopics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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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뿌리시는 그분의 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말씀은 마태복음 13장 1절부터 9절까지입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매우 익숙한 본문이지만, 언제 들어도 우리 심령을 깊이 흔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단지 복음 전도의 방식이나 마음밭의 상태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이 선포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시선에서 보면, 이 비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어떻게 임하고 자라나는지를 설명하는 위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씨 뿌리는 자의 손길, 그 손길을 따라가는 우리의 마음은 어떤 모습인지 오늘 말씀을 통해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바닷가에 앉으신 예수(마 13:1)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가사 바닷가에 앉으시매. 참 조용한 시작입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일상 같은 문장입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단지 한 장면이 아니라, 하나의 전환점입니다. 집에서 나와 바닷가에 앉으신 예수님, 이 표현은 ‘공적인 사역’을 향한 새로운 전개, 곧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하신 사건의 서곡입니다.

그날은 바로 앞장(마 12장)에서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의 논쟁을 통해 메시아 되심을 거부당하시고, 친족들조차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날입니다. 그러니 예수께서는 집을 나서십니다. 단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그분의 사역이 새롭게 나아가는 상징적 선언입니다. 바닷가에 앉으신 예수는 이제 하나님 나라의 씨를 뿌리시기 위해, 말씀의 씨앗을 백성들의 마음밭에 던지기 시작하십니다.

예수께서 앉으셨다는 표현도 무심히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당시 유대인의 전통에서 가르치는 자는 앉아 말하였습니다. ‘앉으셨다’는 것은 권위자의 자리입니다. 즉, 예수님은 지금 단순한 스토리텔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선포자로서, 생명의 씨를 뿌리시는 왕으로서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무리가 모이고, 말씀은 비유로(마 13:2-3)

큰 무리가 그에게로 모여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무리를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배에 올라 앉으셨고, 무리는 해변에 섰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백성 사이에 공간이 열립니다. 그 공간은 바로 비유입니다.

비유는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그것은 감추고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진주를 감추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자에게는 빛나는 지혜의 방식입니다.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심으로써, 듣고자 하는 자에게만 들리도록 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갈망이 있는 자에게만 열리는 은혜의 문입니다.

그 첫 번째 비유가 바로 씨 뿌리는 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씨를 뿌립니다. 이 장면은 단지 농사의 시작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씨는 곧 말씀이고,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므로 이 씨 뿌리는 장면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곧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뿌려지는 씨, 다양한 마음밭(마 13:4-8)

씨는 네 종류의 땅에 떨어집니다. 길가, 돌밭, 가시떨기, 좋은 땅. 이 네 땅은 단지 인간의 심리 상태가 아니라, 이 세상에 복음이 흘러갈 때 나타나는 실재적 반응들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씨는 새들이 와서 먹어버립니다. 말씀을 듣기는 하나 이해하지 못하고, 악한 자가 와서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가는 상태입니다. 돌밭은 깊이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기쁨으로 받지만 뿌리가 없어 시련이 오면 곧 넘어집니다. 가시떨기는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이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땅은 말씀을 듣고 깨달아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습니다.

이 모든 땅은 오늘 우리 안에도 존재합니다. 주일 말씀을 들을 때,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하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음성은 오늘도 우리 안에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심기기를 원합니다. 문제는 그 말씀이 어디에 뿌려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마음밭이 열려 있는가를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말씀을 따라 자라납니다. 씨는 살아 있고 자라나되, 땅이 준비되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말씀을 들은 이후, 그 말씀이 우리 삶에서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기까지, 우리는 어떤 밭이 되어야 할지를 늘 점검해야 합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 13:9)

비유의 마지막,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이는 단지 귀로 듣는 자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헬라어로 ‘아쿠에인’은 단순히 ‘hear’가 아니라 ‘들어 마음으로 받다’는 뜻입니다.

오늘 말씀 앞에 선 우리에게도 이 음성이 들립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이 말씀이 우리 안에서 단순한 정보로 지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들을 귀란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결단이 있는 자의 자세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당신의 나라를 심으시고, 그 나라를 통해 우리 삶을 열매 맺는 삶으로 이끄십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 앞에, 다시 우리의 마음밭을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굳어진 마음은 없는지, 일시적인 감정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세상의 염려와 욕망에 눌려 말씀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은 오늘도 씨를 뿌리고 계십니다. 말씀은 생명이며, 그 씨는 하나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단지 듣고 흘려보낼 존재가 아니라, 그 씨를 받아 자라게 하고 열매 맺게 하는 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크고 대단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고 보잘것없는 씨앗처럼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씨는 살아 있고, 반드시 자라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의 마음밭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 안에 그 나라가 시작됩니다.

오늘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여러분의 마음이 좋은 밭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고, 열매 맺는 은혜의 밭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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