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 21:33-46 묵상

bibletopics 2025. 3. 30.
반응형

포도원 주인의 마지막 보냄

사랑하는 여러분, 고난주간은 예수님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더욱 무거워지는 시간입니다. 십자가를 향한 여정 속에서 주님은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마태복음 21장 33절부터 46절까지는 그런 예수님의 메시지 중 하나로, 우리가 반드시 깊이 묵상해야 할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단순한 농장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구속사 전체가 응축되어 있는 복음의 서사詩입니다. 주님께서는 포도원, 농부들, 종들, 그리고 아들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하나님의 인내와 인간의 배반, 그리고 메시아의 죽음과 그 이후의 영광을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말씀 속으로 함께 걸어가 보겠습니다.

정성으로 세운 포도원 (마 21:33)

비유는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는 울타리를 두르고, 즙짜는 틀을 만들고, 망대를 세우고, 농부들에게 맡기고 타국으로 떠났습니다(마 21:33).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을 봅니다. 이 포도원은 단지 한 기업의 사업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 곧 이스라엘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위해 울타리를 치셨고, 말씀과 율법, 제사를 통해 그들을 보호하고 양육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강제로 그들을 다스리지 않으셨습니다. 주권을 위임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스스로 열매를 맺기를 원하셨습니다. 이 비유의 시작은 하나님의 놀라운 신뢰와 기다림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고난주간을 살아가는 우리도 이 장면에서 하나님의 인내하시는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안에 포도원을 가꾸고 계십니다. 우리가 어떤 열매를 맺는지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거절당한 사자들 (마 21:34-36)

포도원을 맡긴 주인은 열매를 받을 때가 되자 종들을 보냅니다. 그러나 농부들은 그 종들을 때리고, 죽이고, 돌로 치는 악행을 저지릅니다(마 21:35). 다시 다른 종들을 보냈지만, 그들에게도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마 21:36).

이 장면은 구약의 예언자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수백 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보내신 선지자들—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그리고 세례 요한까지.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와서 회개를 외쳤고, 진리를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들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롱하고, 핍박하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고난주간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종들의 발자국을 통해 예수님의 길을 미리 봅니다. 결국 하나님의 마지막 메시지는 종이 아니라,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를 향해 손을 들게 됩니다.

아들을 향한 폭력, 그러나 숨겨진 영광 (마 21:37-39)

주인은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내 아들은 존대하리라"(마 21:37). 그러나 농부들은 아들을 보고 서로 말합니다.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고 그의 유산을 차지하자"(마 21:38). 그리고 그를 잡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어 죽입니다(마 21:39).

이 장면은 고난주간의 절정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이 땅에 오셨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그분을 시기했고, 그분의 존재 자체를 위협으로 여겼습니다. 결국 그들은 예수님을 성 밖, 곧 예루살렘 밖 골고다 언덕으로 끌고 나가 죽입니다. 이 비유는 단순한 예시가 아니라, 곧 일어날 사건에 대한 예언이며, 십자가의 그림자입니다.

그러나 여기엔 아이러니한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산을 빼앗으려 했지만, 그 아들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은 새로운 유업을 만드십니다. 죽임당한 아들을 통해 생명이 열리고, 심판당한 메시아를 통해 구원이 시작됩니다. 이 고난은 실패가 아니라, 구속의 문을 여는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버린 돌, 모퉁잇돌이 되다 (마 21:42-44)

예수님은 시편 118편을 인용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마 21:42) 세상은 이 돌을 쓸모없다 하여 버렸지만, 하나님은 그 돌을 새 집의 기초로 삼으십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버림받은 돌이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버려지셨지만, 그 십자가는 새로운 성전의 기초가 됩니다.

이 구절은 고난주간의 핵심을 가장 찬란하게 드러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버려짐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버림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도 세상 속에서 버림받을 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 있고,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붙들린 버림은, 영광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예수님은 이어 말씀하십니다.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깨어지겠고, 이 돌이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어 흩어버리리라"(마 21:44). 복음 앞에서 사람은 반드시 반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복음은 중립이 없습니다. 그것은 생명이고, 심판입니다. 우리가 복음 앞에 엎드려 깨어질 때, 오히려 우리는 새롭게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이 비유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를 향한 경고이자 초대입니다. 우리는 포도원의 농부들처럼,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주님은 오늘도 열매를 찾으십니다. 그리고 다시금 아들을 보내십니다. 이 고난주간에, 우리는 그 아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포도원 밖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우리를 하나님의 포도원 안으로 초대하는 사랑의 길이 되었습니다. 버림받은 돌은 모퉁잇돌이 되었고, 거절당한 아들은 구원의 문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차례입니다. 아들을 알아보고, 그분 앞에 무릎 꿇는 자가 됩시다. 포도원의 열매를 맺으며, 순종의 삶으로 응답합시다. 고난주간은 결코 조용한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심장이 가장 크게 뛰는 시간입니다. 그 심장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도 그 포도원의 한 부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반응형

'성경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 22:15-22 묵상, 가이사의 것 하나님의 것  (0) 2025.03.30
마 22:1-14 묵상  (0) 2025.03.30
마 21:23-32 묵상  (0) 2025.03.30
마 21:18-22 묵상  (0) 2025.03.30
마 21:12-17 묵상  (0) 2025.03.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