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처음’의 의미
성경에서 ‘처음’의 의미
창조와 시작
성경에서 ‘처음’이라는 개념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1장 1절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구절에서 ‘태초’(히브리어 베레쉬트)는 단순한 시간적 개념을 넘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창조하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님은 무질서한 상태에서 질서를 세우시며, 창조를 통해 역사의 시작을 여셨다. 신약에서는 이 개념이 더욱 확장되어, 요한복음 1장 1절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라고 기록되며, 예수 그리스도가 창조의 시작이자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존재임을 나타낸다.
예수님은 단순히 창조의 일부가 아니라, 창조의 근원이 되시며 만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분이다. 이러한 개념은 골로새서 1장 16~17절에서도 강조되며,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것이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성경에서 ‘처음’은 단순한 시간적 시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적 사역과 깊은 연관이 있다.
장자와 처음 난 자
성경에서 ‘처음’이라는 개념은 장자(長子)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장자(히브리어 베코르, 헬라어 프로토토코스)는 단순히 가족 내에서 첫 번째로 태어난 자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권리를 가진 자로서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존재를 뜻한다. 출애굽기 13장 2절에서는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은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장자를 특별히 구별하여 자신의 소유로 삼으셨다. 또한 출애굽기 4장 22절에서는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라."라고 말씀하시며,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장자로서 특별한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셨다.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장자’의 개념을 성취하시는 분으로 등장한다. 골로새서 1장 15절에서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예수님은 피조물 중에서 ‘처음 난 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분으로 나타난다. 또한, 로마서 8장 29절에서는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라고 하여, 예수님이 하나님의 백성들 가운데 ‘장자’로서의 역할을 하심을 보여준다. 따라서 성경에서 처음 난 자, 즉 장자는 단순한 출생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과 선택을 상징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첫 열매와 신앙의 처음
성경에서 ‘처음’이라는 개념은 첫 열매와도 관련이 있다. 첫 열매(히브리어 레쉬트, 헬라어 아파르케)는 하나님께 바치는 첫 번째 소산을 의미하며, 하나님께 대한 헌신과 감사의 표현이었다. 레위기 23장 10절에서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들어가서 너희의 곡물을 거둘 때, 너희의 첫 이삭을 제사장에게 가져갈지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인정하고, 모든 것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행위였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부활의 첫 열매’로 등장하신다. 고린도전서 15장 20절에서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라고 기록되었으며, 예수님이 첫 열매가 되셨다는 것은 그의 부활이 이후 신자들의 부활을 보장하는 상징적인 사건임을 의미한다. 또한, 야고보서 1장 18절에서는 "그가 그 피조물 중에서 우리로 한 첫 열매가 되게 하시려고 자기의 뜻을 따라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느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신자들은 하나님께 구별된 자들로서 첫 열매와 같은 존재로 부름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성경에서는 처음 사랑과 처음 행위를 강조한다. 요한계시록 2장 4절에서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처음 가졌던 순수한 믿음과 사랑을 유지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또한, 요한계시록 2장 5절에서는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라고 명령하신다. 이는 신앙생활에서 처음의 열정과 헌신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나타낸다.
결론
성경에서 ‘처음’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시간적 의미를 넘어서, 하나님의 창조, 선택, 언약, 구속의 역사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하나님은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이루셨다. 장자는 단순한 출생 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자를 의미하며, 예수님은 모든 피조물 가운데 장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셨다. 첫 열매는 하나님께 드리는 구별된 소산을 의미하며,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셔서 신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주셨다. 또한, 신앙생활에서 처음 사랑과 처음 행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하나님은 처음 가졌던 순수한 믿음과 열정을 회복할 것을 원하신다. 마지막으로, 성경은 하나님이 처음과 마지막이 되심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주권과 신실하심을 나타낸다. 이처럼 성경에서 ‘처음’이라는 개념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신앙인은 이를 기억하며 하나님 앞에서 신실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