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묵상

부활 주일 설교,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bibletopics 2025. 4. 14. 12:00
반응형

사망아, 네가 이긴 것이 어디 있느냐

부활 주일을 맞이하며 우리는 고린도전서 15장 55절부터 57절까지의 말씀 앞에 섭니다. "사망아 너의 이긴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의 말씀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과 구원의 교리를 강하게 드러내는 선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부활의 교리적 의미를 깊이 새기고, 사망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를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복음의 실체를 확고히 붙들고자 합니다.

사망의 권세 아래 있는 인간의 실존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5장 전체에서 부활의 교리를 논증합니다. 그 절정에서 그는 이 강력한 선언을 외칩니다. “사망아 너의 이긴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여기서 사망은 헬라어로 "타나토스(θάνατος)"이며, 성경에서는 단순한 생물학적 죽음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단절된 상태, 곧 영적인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타락 이후로 사망의 권세 아래 놓이게 되었고, 이는 단지 피할 수 없는 현실일 뿐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 비참함을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본문에서 바울은 사망을 향해 도전적인 선언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외침이 아니라, 실재적인 승리를 선포하는 고백입니다. “너의 이긴 것이 어디 있느냐”에서 “이긴 것”은 헬라어 “니코스(νῖκος)”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뜻합니다. 바울은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가 적장 앞에서 그의 무기와 권세를 무력화시키듯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망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사망의 본질을 정확히 짚고 넘어갑니다.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여기서 “쏜다”는 표현은 헬라어 "켄트론(κέντρον)"으로, 독침이나 창끝을 의미합니다. 사망은 죄를 통해 우리를 찌르고, 죄는 율법을 통해 그 힘을 얻습니다. 율법은 죄를 규정함으로 죄를 드러내고, 죄는 사망을 불러옵니다. 결국 인간은 율법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죄는 사망이라는 절대적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는 단지 철학적 사색이 아닌, 인간 실존의 교리적 진실입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은(고전 15:22) 바로 이 죄와 사망의 사슬 때문입니다. 사망은 단지 끝이 아닌, 하나님의 심판의 자리이며,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이 운명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구조 속에서 복음은 시작됩니다. 우리의 죄를 해결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 율법을 온전히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등장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사망을 이기신 승리자

바울은 이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전환점을 제시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예수 그리스도는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여기서 "승리"는 다시 헬라어 "니코스(νῖκος)"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완전한 정복, 압도적인 우위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죄를 위한 대속이었고, 그분의 부활은 그 대속이 하나님께 온전히 받아들여졌다는 증거였습니다. 로마서 4장 25절은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단지 그분의 의로움의 증거가 아니라, 믿는 자들을 의롭다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선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율법 아래 나시고(갈 4:4), 율법을 완전하게 성취하셨으며(마 5:17), 율법의 저주를 몸소 감당하셨습니다(갈 3:13). 죄가 없으신 그분은 죄인인 우리의 자리를 대신하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그 죽음을 통해 죄의 삯을 온전히 치르셨습니다. 그리고 부활을 통해 사망의 법을 깨뜨리셨습니다. 히브리서 2장 14절은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멸하시며"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사망을 멸하신 사건이며, 사탄의 마지막 무기를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승리였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주"로 고백합니다. 이는 단지 경칭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를 나타내며, 그분이 우리의 삶을 통치하시는 주권자이심을 의미합니다. 그분을 믿는 자는 더 이상 사망의 종이 아니라, 생명의 주님의 통치를 받는 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며, 이제는 생명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해방시킨 것입니다(롬 8:2).

부활의 승리를 살아가는 성도의 삶

그리스도인의 삶은 부활의 승리를 단지 믿는 것을 넘어, 그 승리를 살아내는 삶입니다. 바울은 이 부활의 승리를 선언한 후, 고린도전서 15장 58절에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라." 이는 부활의 교리가 추상적인 신학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임을 보여줍니다.

부활은 두려움 대신 담대함을 줍니다. 세상은 여전히 고난과 죽음으로 가득하지만, 부활을 믿는 성도는 죽음을 종말이 아닌 통과의 문으로 바라봅니다.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사망아, 네가 이긴 것이 어디 있느냐"는 선언은 오늘 우리의 삶에서 매일 선포되어야 하는 진리입니다. 부활은 고난 속에서도 소망을, 실패 속에서도 회복을, 죽음 앞에서도 생명을 선언하게 합니다.

부활의 능력은 또한 죄를 이기게 합니다. 사망이 쏘는 것은 죄이며, 죄는 율법을 통해 힘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습니다(롬 6:14).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셔서 우리를 죄의 종이 아닌 의의 종으로 이끄시며, 날마다 부활의 능력으로 새 사람을 입게 하십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의 증인으로 이 땅을 살아갑니다. 증인은 본 것을 증언하는 자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믿음으로 보았고, 그 생명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파하는 자로, 생명의 향기를 전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부활의 능력은 우리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향한 복음의 빛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고난 중에 있는 자에게, 절망에 빠진 자에게, 사망의 그늘 아래 있는 자에게 이 복음은 생명이며, 빛입니다.

결론

사망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두려움이며, 죄의 결과이자 율법의 심판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 그 사망을 이기셨고,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55절부터 57절까지의 말씀은 이 놀라운 복음을 교리적으로 선언하며, 동시에 찬송으로 선포합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사망의 종이 아니며, 죄와 율법의 정죄 아래 있는 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 안에서 자유와 생명과 소망을 누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부활 주일에, 사망을 이기신 주님의 승리를 높이며 감사하는 예배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부활의 능력을 따라 살아가며, 모든 삶의 자리에서 부활을 증언하는 참된 증인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