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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13:47-50 묵상, 그물의 비유 종말에 일어날 일

bibletopics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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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의 끝, 하나님의 분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모두 이 땅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립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외적인 경건과 종교적 열심이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비유 하나를 통해 경고하시고, 동시에 위로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그물의 비유'입니다. 마태복음 13장 47절부터 50절까지의 말씀은 하나님 나라의 마지막, 곧 종말의 심판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 비유는 단지 하나의 비유가 아니라, 앞선 천국 비유들의 결론에 해당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시작할 때 감추어져 있고,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마침내 드러날 것이며,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선과 악이 분리된다는 사실을 이 짧은 비유는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각종 물고기를 모은 그물(마 13:47)

예수님은 비유를 이렇게 시작하십니다.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마 13:47). 여기서 사용된 그물은 헬라어 '사게네(sagēnē)'입니다. 이것은 낚시용 소형 그물이 아니라, 모든 것을 휩쓸어 모으는 대형 투망을 의미합니다. 이 그물은 구석구석에 있는 것을 전부 끌어당겨 모읍니다. 좋은 물고기든 나쁜 물고기든 예외 없이 모두 걸리게 됩니다.

바다는 유대적 상징 안에서 무질서와 심연, 세상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그물은 복음의 확장과 하나님 나라의 초청을 나타냅니다. 즉, 복음은 세상 전체를 향해 던져졌고, 각 사람은 그 그물 안으로 초청된 자들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다고 해서 모두가 천국 백성은 아니라는 것이 이 비유의 경고입니다.

'각종 물고기'는 외형상 구분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신앙 연수가 길고, 활동도 열심인 이들이 있지만, 그 속사람은 주님 앞에 진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열매를 보시며 중심을 보십니다.

 

물가로 끌어내고 앉아서(마 13:48)

"그물이 가득하매 물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마 13:48). 여기서 중요한 장면은 '앉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구약에서 재판관이 재판할 때 취하는 자세입니다. 하나님은 분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무차별적으로 품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아시고, 선과 악을 가르십니다.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는 이 문장은 너무나도 명확한 분리의 선언입니다. 여기서 '좋다'(칼라)는 본질적으로 선한 성품, 합당한 성질을 의미하고, '못됐다'(사프라)는 외형상으론 멀쩡해 보일지라도, 내적으로 썩은 것, 부적합한 것을 뜻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비유를 통해 다시금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의 그물에 걸려 있지만, 과연 그분의 '그릇'에 담길 자격이 있는가? 나는 주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분은 외적인 종교 행위를 넘어서 중심을 살피십니다.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마 13:49)

예수님은 비유의 결론을 이렇게 내리십니다.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내어"(마 13:49). 이 구절은 단순한 상징이 아닙니다. 실제로 다가올 미래의 사건에 대한 예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심판 없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나라는 의로 다스려지는 나라입니다.

'세상 끝'은 헬라어로 '신텔레이아 아이오노스(synteleia aiōnos)', 곧 시간의 완성, 역사의 종결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단지 종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결정짓는 시간의 기준이 됩니다.

천사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결코 실수하지 않는 손으로 악인과 의인을 갈라냅니다. 오늘 우리 안에도 섞여 있는 이 이중성이 그 날엔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 말은 우리가 심판을 두려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오늘을 분별하며 살아가라는 촉구입니다.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마 13:50)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마 13:50). 풀무 불은 고대에서 쇠를 녹이는 강한 열의 용광로를 말합니다. 상징적으로 이는 하나님의 심판, 그 심판의 강도, 그리고 회복 불가능한 고통을 나타냅니다.

'울며 이를 간다'는 표현은 자주 반복되는 예수님의 심판 묘사입니다. 이것은 단지 육체적 고통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단절, 영원한 상실, 그리고 뒤늦은 후회와 절망의 상태를 뜻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경고하십니다. 그러나 그 경고는 사랑 없는 위협이 아니라, 생명에 이르는 호소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분의 그물 안에 있다면, 우리는 이제 그 심판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마무리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그물의 비유는 우리에게 교회와 세상의 경계를 넘는 시선을 줍니다. 지금은 모두가 함께 그물 안에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끝날에는 반드시 분리가 있습니다. 그 분리는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기준, 하나님의 공의, 그리고 그분의 시간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이 비유는 우리에게 오늘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내가 지금 믿음 안에 있다 해도, 그 믿음이 진짜인지, 열매가 있는지, 주님 앞에 합당한지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주님의 말씀은 오늘도 우리 안에 씨앗처럼 던져집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결국 열매로 드러날 것입니다.

오늘도 그물 안에 있는 우리는 하나님의 '그릇'에 담길 자로 자라가야 합니다. 단지 걸린 자가 아니라, 선택된 자, 인정된 자, 구별된 자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기도에 머무르며, 복음을 붙들고 살아야 합니다.

그 날이 반드시 옵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지금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은혜의 때는 오늘이며, 결단의 시간은 지금입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선한 물고기를 찾으십니다. 그리고 그 선함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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